SYDE오픈테이블·에어비앤비·옐프가 증명한 콜드스타트 극복 4가지 방법
콜드스타트 시기엔 두 그룹을 동시에 모으려 하지 마세요, 순서를 정하는 게 먼저예요
오픈테이블은 초기 사용자 모집을 '플랫폼 참여'가 아닌 '단독 상품 판매'로 시작했어요
에어비앤비·크레이그리스트는 지역과 규모를 극단적으로 좁혀서 콜드스타트 밀도를 만들었어요
옐프는 상대방 참여 없이도 콘텐츠부터 채워서 초기 유저 모집 속도를 앞당겼어요
수수료를 언제·누구에게 매기느냐가 어렵게 모은 초기 사용자가 남을지 떠날지를 가른대요
혹시 지금 사이드프로젝트로 만들고 있는 서비스가 "플랫폼" 서비스인가요? 일반적으로 플랫폼이란, 생산자와 소비자가 한 공간에 모여서 다양한 가치를 주고받는 형태를 이야기하죠. 아마 이런 "플랫폼" 서비스를 만들어봤거나 만들 예정인 사이드프로젝터라면 콜드스타트 문제를 반드시 겪게 될 거에요.
콜드스타트란, 쉽게 말해 "닭이 먼저인가 달걀이 먼저인가" 하는 딜레마에요. 플랫폼에는 생산자와 소비자가 모두 있어야 가치가 창출되는데, 서비스 초기에는 생산자가 없기 때문에 소비자가 오지 않고, 반대로 소비자가 없기 때문에 생산자가 오지 않는 현상이 발생하죠. 런칭 초기에 콜드스타트 문제를 풀지 못해서, 시작도 못해보고 망하는 서비스들이 정말 많아요.
이번 아티클의 주제는 "콜드스타트를 똑똑하게 푸는 비법이 따로 있는 게 아니다"라는 거예요. 애초에 생산자와 소비자 두 그룹의 초기 유저 모집을 동시에 하려는 접근 자체가 틀렸다는 건데요.
모든 플랫폼에는 상대적으로 구하기 어려운 쪽과, 상대적으로 모으기 쉬운 쪽이 있어요. 이 진단을 초기에 정확히 하는 게 콜드스타트 극복 작업의 대부분이라고 해요. 진단을 잘못하고 엉뚱한 쪽에 마케팅 예산과 시간을 몇 달씩 쏟아붓는 게 초기 사용자 모집 실패의 가장 흔한 패턴이거든요.
"오픈테이블"을 아시나요? 우리나라에는 캐치테이블이라는 비슷한 서비스가 있는데요. 앱을 통해 식당을 쉽게 예약하고 알아볼 수 있는 서비스에요. (오픈테이블은 캐치테이블의 원조 격인 미국의 서비스에요.)
1998년 오픈테이블이 등장했을 때도 콜드스타트 문제를 겪었어요. 혁신적인 식당 예약 플랫폼이라며 야심차게 런칭했지만, 손님 없는 예약 플랫폼에 식당이 들어올 이유가 없었고, 식당 없는 플랫폼에 손님이 쓸 이유도 없었죠.
그래서 오픈테이블은 식당들에게 "플랫폼에 참여하세요"라고 말하지 않았어요. 대신 식당의 사장님들을 위해 손님들의 예약을 관리해주는 소프트웨어, 그러니까 플랫폼에 손님이 없어도 그 자체로 쓸모 있는 독립 제품을 팔았어요. 초기 사용자 모집의 대상을 '플랫폼 참여자'가 아니라 '소프트웨어 구매자'로 바꿔버린 거예요. 플랫폼에서 소비자를 모으는 대신 생산자를 모으는 데에 집중한 거죠.
그렇게 생산자가 충분히 모인 후에야 비로소 플랫폼으로서의 기능이 등장했어요. 2010년 프라이스라인이 오픈테이블을 26억 달러에 인수했을 당시 파트너 식당이 2만 곳을 넘었는데, 대부분 첫 이용자가 오기도 전에 소프트웨어 자체가 쓸 만해서 가입한 곳들이었다고 해요.
이 방법의 원리는 단순해요. 구하기 어려운 쪽에게 "상대 그룹이 있든 없든 이득인 제안"을 하나 만들어주는 거예요. 꼭 무료 소프트웨어일 필요는 없고, 최소 수익 보장이나 대체재 없는 카테고리 독점 접근권도 같은 역할을 해요. 조건은 하나, 상대 그룹이 단 한 명도 오기 전에 이미 참여할 가치가 있어야 한다는 거예요.
우버도 마찬가지로 초기에 콜드스타트 문제를 풀기 위해, 우버 드라이버들에게 보조금을 주는 전략을 취했어요. 우버라는 플랫폼에서 생산자는 드라이버들이잖아요. 보조금을 통해 드라이버들을 충분히 확보한 후 운행 시간, 대기 시간, 이용자 증가율을 계속 추적하면서 보조금이 제 역할을 다하고 유동성이 스스로 굴러가기 시작하는 시점을 정확히 파악했다고 해요.
에어비앤비의 시작을 아시나요? 에어비앤비는 처음부터 글로벌을 타겟으로 한 서비스가 아니었어요.
2007년 에어비앤비 창업자들은 당시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디자인 학회 컨퍼런스를 눈여겨봤어요. 컨퍼런스에 참석할 예정인 사람들은 수천 명인데 그 지역의 호텔 방은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었죠. 이들은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한 플랫폼을 만들려 하지 않았어요. 대신 샌프란시스코라는 도시 하나에서, 디자인 학회 컨퍼런스라는 이벤트 하나를 위해, 공급 가능한 숙소 몇십 개로 범위를 좁혔어요. 모든 것을 창업자가 직접 하나하나 챙길 수 있는 규모로요.
크레이그리스트 라는 서비스는 에어비앤비보다도 더 작게 시작한 서비스에요. 1995년 샌프란시스코 테크 커뮤니티를 위한 이메일 리스트 하나로 출발했고, 초반에는 본인이 직접 리스팅을 올리며 공급을 만들었어요. 정식 웹사이트가 되었을 때는 이미 검증된 이용자와 이용 패턴이 쌓여 있었죠.
콜드스타트는 결국 밀도의 문제예요. 전 국가, 전 카테고리를 대상으로 초기 유저 모집을 시작하면 사용자 수가 아무리 많아도 밀도가 낮아서 텅 비어 보일 수밖에 없지만, 한 지역이나 한 카테고리로 좁히면 같은 유저 수로도 꽉 차 보여요. 작아 보이는 게 두려워서 처음부터 넓게 시작하는 건 전략이 아니라 자존심에 가까운 결정이라는 지적도 눈에 띄어요.
미국의 맛집 리뷰 앱, "옐프"는 조금 다른 방식을 썼어요. 업체(식당)가 아직 플랫폼에 전혀 참여하지 않은 상태에서도, 손님들이 식당에 대해 쓴 리뷰만으로 먼저 콘텐츠를 쌓아뒀어요. 식당이나 매장이 옐프에 굳이 가입하지 않아도 초기 플라이휠은 이미 돌아가고 있었던 거죠. 나중에 옐프가 업체들에게 페이지 소유권이나 광고를 제안했을 때는, 검색을 통해 이미 측정 가능한 트래픽이 유입되고 있었어요. 공급 쪽이 참여하기 전부터 눈에 보이는 상태였던 거예요.
이 방법은 콜드스타트를 실제로 벗어나는 게 아니라, 콜드스타트처럼 안 보이게 만드는 전략에 가까워요. 물론 한계도 분명해요. 이렇게 수동적으로 쌓인 콘텐츠는 주문을 처리하거나 메시지에 응답할 수는 없어요. 하지만 시간을 벌어주고, 나중에 상대 그룹을 설득할 때 보여줄 실제 트래픽 데이터를 만들어준다는 점에서 초기 사용자 모집 단계에 특히 쓸모 있는 전략이라고 해요.
상대 그룹의 참여를 기다리는 대신, 공개된 정보나 이용자 콘텐츠로 먼저 화면을 채울 수 있는지 확인해보세요. 완전한 양방향 참여가 아니어도, 트래픽이 쌓이면 그 자체가 나중의 설득 자료가 돼요.
앞의 세 가지 방법이 "초기 사용자를 어떻게 데려올까"에 대한 이야기였다면, 이번 방법은 조금 달라요. 데려온 사람이 왜 계속 남아있어야 하는지에 대한 이야기예요. 콜드스타트는 유저를 처음 모으는 순간에 끝나는 게 아니라, 그 사람들이 이탈하지 않고 버텨줘야 진짜로 끝나거든요. 아무리 신규 유입을 잘해도 뒷문으로 계속 빠져나가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예요.
홈서비스 플랫폼 덤택(Thumbtack)이 딱 이 문제를 겪었어요. 청소, 이사, 인테리어 업체와 고객을 연결해주는 서비스인데, 처음엔 "일이 실제로 성사됐을 때"만 수수료를 받았어요. 청소업체가 고객과 매칭돼서 청소를 완료해야 그때 돈을 받는 방식이었죠.
문제는 일이 성사됐는지 아닌지를 확인할 방법이 없다는 거였어요. 업체 입장에서는 "고객 연락처만 플랫폼에서 받고, 실제 거래는 밖에서 하면 수수료를 안 내도 되겠네"라는 유혹이 생겨요. 덤택이 애써 초기 업체들을 모으고 매칭까지 만들어줬는데, 정작 그 업체들이 플랫폼을 우회해버리는 일이 늘어난 거예요. 초기 사용자 기반이 애써 채워놓은 것과 별개로 다시 비어버리는 셈이죠.
그래서 덤택은 과금 시점을 바꿨어요. "일이 완료됐을 때"가 아니라 "고객이 견적을 요청해서 업체에게 연락처(리드)가 전달되는 순간"에 요금을 받기 시작한 거예요. 업체는 이 리드로 계약이 성사되든 안 되든 일단 비용이 발생해요. 언뜻 불리해 보이지만 오히려 좋아진 점이 있어요. 이번 달에 리드 몇 개에 얼마를 쓸지 미리 계산하고 예산을 짤 수 있게 된 거예요. 성사 여부라는 불확실한 변수에 기댈 필요가 없어졌으니까요. 업체 입장에서 플랫폼에 남아있을 이유가 오히려 더 뚜렷해진 거예요.
정리하면 이래요.
이전 방식: 일이 성사돼야 돈을 냄 → 업체가 플랫폼 밖 거래로 수수료를 피할 유인이 생김 → 어렵게 모은 초기 업체들이 조용히 이탈함
바뀐 방식: 연락처가 전달되는 순간 돈을 냄 → 업체는 비용을 미리 예측 가능 → 플랫폼에 남아있을 이유가 명확해짐
과금 구조는 이렇게 초기 사용자 모집의 마지막 퍼즐이에요. 어렵게 모집한 초기 유저들이, 잘못된 과금 타이밍 때문에 다시 이탈하지 않게 막아주는 장치인 거예요.
콜드스타트는 결국 클레버한 해법이 필요한 퍼즐이 아니라, 어느 쪽부터 모집할지에 대한 명확한 순서 결정과 그 결정을 끝까지 밀어붙이는 인내의 문제예요. 어느 그룹이 진짜 병목인지 진단하고, 그 그룹에게 상대방 없이도 이득인 제안을 만들고, 지역이나 콘텐츠로 밀도를 확보한 다음에야 확장하는 것. 이 순서를 거꾸로 밟은 팀들이 대부분 콜드스타트에서 무너진다고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