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YDE포기는 나쁜 선택이 아니라 오히려 더 현명한 선택이다
안녕하세요, SYDE 에디터 제이현입니다 😎
여러분은 '포기'라는 단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많은 사람들이 "끝까지 포기하지 마!"라고 조언하지만, 그럴수록 '포기'는 실패를 의미하는 나쁜 단어처럼 느껴지곤 합니다.
하지만 저는 요즘 생각이 조금 다릅니다. 때로는 포기가 나쁜 선택이 아니라, 오히려 더 현명한 선택이 될 수 있다는 것이죠.
특히 한정된 시간과 자원으로 움직이는 우리 사이드프로젝터들에게 '선택과 집중'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프로젝트를 하다 보면 누구나 한 번쯤 '이걸 계속하는 게 맞을까?' 혹은 '이제 그만둬야 할 때인가?' 하는 고민의 갈림길에 서게 됩니다. 저 역시 어떤 프로젝트는 계속 도전하고, 어떤 것은 아예 접어버린 경험이 있으니까요.
이런 고민의 순간에 명확한 기준점을 제시해 주는 책이 있습니다. 바로 세계적인 마케터 세스 고딘의 '더 딥(The Dip)'입니다. 저는 보통 책을 도서관에서 빌려보거나 전자책으로 보는데, 이 책만큼은 직접 구매해서 책장에 꽂아두었습니다. 역경에 부딪혀 조언이 필요할 때마다 다시 꺼내 보기 위해서죠.
오늘 이 글에서는 이 책에서 얻은 인사이트를 바탕으로, 우리가 언제 버티고 언제 포기해야 하는지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함께 세워보려 합니다.
사이드프로젝트의 성공을 위해 왜 '1등'이라는 다소 거창해 보이는 목표가 중요할까요? 그 답은 '지프의 법칙(Zipf's Law)'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지프의 법칙은 언어 통계에서 나온 개념입니다. 일상에서 사용하는 모든 단어를 빈도순으로 나열하면, 1등 단어는 2등보다 두 배, 3등보다 세 배 더 자주 쓰인다는 원리죠. 실제로 영어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단어 'the'는 전체의 7%를 차지하는데, 2등인 'of'는 정확히 그 절반인 3.5%를 차지한다고 합니다.
놀라운 점은 이 법칙이 자본주의 시장에서도 거의 동일하게 적용된다는 사실입니다. 한 조사에 따르면 가장 잘 팔리는 아이스크림 맛 1위는 '바닐라'였고, 4위는 '딸기'였습니다. (공감하실지 모르겠네요. 저는 딸기를 제일 좋아하긴 하는데 말이죠.) 어쨌든 '4등이면 많이 팔렸겠지'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실제 판매량 분포를 보면 1등인 바닐라가 시장의 대부분을 독식하고 4등 딸기의 비중은 미미한 수준이었습니다. 바로 '승자독식(Winner takes all)' 구조입니다.
오늘날 소비자들은 맛집을 찾을 때나 물건을 살 때, 검색 결과 상위에 뜨거나 리뷰가 가장 많은 '1등'을 선택할 확률이 압도적으로 높습니다. 시스템적으로나 심리적으로나 사람들은 1등을 찾게 되어있기 때문에, 우리의 목표는 처음부터 1등이 되어야 합니다.
'그렇다면 작은 사이드프로젝트가 어떻게 1등이 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드실 겁니다. 바로 이어서 그 해답을 찾아보겠습니다.
1인 또는 소규모 팀으로 운영되는 우리가 어떻게 '세상 최고'가 될 수 있을까요? 여기서 핵심은 '세상에서 1등'이라는 말의 진짜 의미를 파악하는 것입니다. 이때 '세상'은 전 지구가 아니라, '소비자가 정의하기 나름인 가변적인 영역'을 뜻합니다.
예를 들어 제가 프리랜서 개발자를 구한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저에게 '세상 최고의 개발자'는 이런 조건을 만족하는 사람일 겁니다.
"내가 지불할 수 있는 예산 안에서"
"내가 원하는 기술 스택을 갖춘 사람들 중에서"
"내가 만들려는 도메인에 대한 이해도가 가장 높은"
결국 저는 이 모든 조건을 충족하는 사람 중에서 1등을 찾게 됩니다.
이처럼 '세상'은 얼마든지 좁고 구체적으로 정의될 수 있습니다. 요즘처럼 분야가 세분화되고 전문화되는 시대에는 이런 기회가 더욱 많아졌습니다. 예를 들면 과거에는 '웹 개발자'로 뭉뚱그려졌던 분야가, 이제는 '리액트 잘하는 사람', '뷰 잘하는 사람', '플러터 잘하는 사람'으로 나뉘고, 그 안에서도 특정 기술을 더 깊이 다루는 전문가로 세상이 나뉘는 것처럼 말이죠.
우리의 전략은 바로 이것입니다. 너무 크지도, 너무 작지도 않은, '우리가 1등을 할 수 있을 만한 적정한 시장'을 찾아내는 것.
책에서는 이를 '바람 빠진 타이어'에 비유합니다. 타이어가 거대하다면 아무리 공기를 주입해도 티가 나지 않지만, 타이어가 작다면 약간의 공기만으로도 금세 팽팽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우리의 한정된 자원으로 거대한 시장에서 5등, 10등을 하는 것보다, 작은 시장에서 확실한 1등이 되는 것이 훨씬 효과적입니다.
따라서 우리의 전략은 명확합니다. '작더라도 내가 1등이 될 수 있는 시장을 선택하는 것.' 이제 그 1등으로 가는 길에 반드시 나타나는 장애물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모든 프로젝트의 여정에는 두 가지 갈림길이 나타납니다. 바로 '딥'과 '컬드색'인데요. 이 둘을 구별하는 것이 성공과 실패를 가르는 결정적인 기준이 됩니다.
'딥'은 프로젝트 초반의 열정이 식는 구간을 의미합니다.
아무리 노력을 해도 성과가 나오지 않고, 일은 너무 지루하며, "이렇게 계속하는 게 맞나?" 하는 의심이 자꾸만 피어오르는 고통스러운 시간이죠.
하지만 역설적으로, '딥'은 가치를 만들어내는 필수적인 장치입니다.
만약 1등으로 가는 길에 아무런 어려움, 즉 딥이 없다면 어떨까요? 누구나 쉽게 그 길을 갈 수 있을 것이고, 경쟁자는 넘쳐날 겁니다. '희소성'이 없으니 1등이 되어도 얻을 수 있는 보상은 미미하겠죠.
딥은 일종의 '도전자들을 걸러내는 장치' 역할을 합니다. 의사나 변호사가 되기 위한 과정이 그토록 고통스러운 이유도, 그 깊은 '딥'을 통과한 소수에게만 엄청난 희소성과 보상이 주어지기 때문입니다. 즉, 딥이 깊을수록 그것을 통과했을 때 얻는 경쟁력과 보상은 기하급수적으로 커집니다.
반면 '컬드색'은 프랑스어로 '막다른 길'을 의미합니다.
이곳은 딥처럼 고통스럽지 않습니다. 열심히 해도 크게 나아지지도, 그렇다고 크게 망하지도 않는 편안한 정체 상태죠. 하지만 결정적으로, 이 길의 끝에는 1등이 될 가능성이 없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 두 갈림길 앞에서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잘못된 선택을 합니다. 너무 힘들고 고통스럽다는 이유로 '딥'에서 포기하고, 그럭저럭 편안하다는 이유로 '컬드색'에 머무르죠. 딥에 있으면 성과도 없고 힘드니 "이건 나랑 안 맞아"라며 자기 합리화를 시작하기 쉽습니다. 반면 컬드색은 힘들지 않으니 포기할 이유를 찾지 못하는 것이고요. 하지만 우리의 전략은 정반대가 되어야 합니다.
절대 포기하면 안 되는 순간: '딥(Dip)'의 한가운데에 있을 때입니다. 이 고통스러운 골짜기만 통과하면 비로소 1등이 될 수 있습니다. 모든 역량을 이곳에 쏟아부어야 합니다.
당장 포기해야 하는 순간: '컬드색(Cul-de-sac)'에 있을 때입니다. 어차피 1등이 될 수 없는 이 길에 들이는 시간과 노력은 전부 낭비입니다. 하루빨리 포기하고 그 에너지를 '딥'을 통과하는 데 써야 합니다.
마트 계산대에 줄을 설 때, 더 짧아 보이는 줄이 나타날 때마다 옮겨 다니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처음 선 줄을 묵묵히 지키는 사람이 있습니다. 세스 고딘은 주변의 유혹에 흔들리지 않고 한 길을 파는 두 번째 유형의 사람이 성공할 확률이 높다고 말합니다.
딥의 한가운데에서 포기하는 것이 가장 어리석은 일이다.
현명한 포기는 실패가 아닙니다. 1등이 될 수 없는 일에서 에너지를 거두어, 정말 중요한 '딥'을 돌파하는 데 쏟아붓는 고도의 '전략적 선택'입니다.
솔직히 고백하자면, 저는 예전에 바쁜 게 되게 쿨하고 힙하다고 생각했어요. 본업과 여러 사이드프로젝트를 병행하며 스스로를 몰아붙였죠. 바쁘게 움직이면 왠지 성장하는 것 같았고, 남들 앞에서 "요즘 너무 바빠요!"라고 말하는 걸 자랑처럼 여기기도 했습니다. 사이드프로젝트에 열중한 지 이제 5년 정도가 되었는데, 꽤 오랫동안 그렇게 살아왔던 것 같아요.
하지만 '더 딥'을 읽고 나서 깨달았습니다. 무조건적인 노력이 아니라 '선택과 집중'이 훨씬 더 중요하다는 것을요. 제가 그동안 해왔던 수많은 일 중 상당수는 어쩌면 편안한 '컬드색'에 머무는 것이었을지도 모릅니다.
제가 이 책을 사서 책장에 꽂아둔 이유가 있습니다. 같은 책이라도 내가 처한 상황에 따라 전혀 다르게 읽히기 때문입니다. 1년 전에 읽었을 때와 지금 다시 읽었을 때의 깨달음이 다르더라고요. 이 글을 쓰는 지금의 제 생각도 시간이 지나면 또 달라질 수 있겠죠.
하지만 현재 저는 제가 극복할 수 있는 수준의 '딥'을 신중하게 설정하고, 그곳에 저의 자원을 집중하려 합니다. 그리고 그 외의 것들은 과감하고 현명하게 포기하는 연습을 하고 있습니다. 하고 싶은 것은 여전히 많지만, 모든 것을 다 할 수는 없으니까요.
이 글을 읽고 현재 진행 중인 프로젝트에 대한 고민이 더 깊어졌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내 프로젝트는 과연 딥일까, 컬드색일까?' 이 고민은 혼자 할수록 객관성을 잃고 생각의 늪에 빠지기 쉽습니다.
혹시 지금 이런 고민을 하고 계신가요?
뭔가 다른 더 쉬운 길을 가고 싶다는 유혹이 드나요?
너무 많은 걸 붙잡고 있어서 어디에 집중해야 할지 정리가 안 되나요?
지금 하는 일을 계속 가져가야 할지, 그만둬야 할지 갈피를 못 잡겠나요?
이런 고민은 혼자 끙끙 앓지 마세요. 저희 SYDE 커뮤니티 정기모임에 나오셔서 다른 분들과 함께 이야기 나누며 객관적인 조언을 구해보는 건 어떨까요?
너무 스스로를 바쁘게 갈아넣고 지치지 마시고, 현명한 포기와 선택과 집중을 통해 여러분이 하시는 프로젝트가 꼭 여러분만의 '세상'에서 1등을 하는 프로젝트가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 사이드프로젝트, 더 이상 혼자 고민하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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