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YDE예전에 트래블와이저라는 서비스를 운영한 적이 있다. 아고다에 올라온 호텔들의 가격 변동을 추적해주는 앱이었다.
호텔 가격은 매번 바뀌기 때문에, 여행 갈 날짜와 원하는 호텔을 등록해두면 가격이 떨어졌을 때 알림을 보내줬다. 가격 변동 추이도 그래프로 보여줘서, 지금 예약하려는 가격이 평소보다 싼 편인지 비싼 편인지도 한눈에 알 수 있는 앱이었다.
https://syde.kr/showcase/트래블와이저이런식으로 가격 변동을 보여줌!
초기에는 유저를 모으려고 이것저것 다양한 시도를 해봤다. 호텔 정보 관련 블로그도 직접 운영해봤고, 여행 카페를 돌아다니면서 글도 쓰고, 파워블로거한테 의뢰해서 사용 후기 글도 여럿 받았다.
https://m.blog.naver.com/muse36/223863980906그 결과 사용자는 꾸준히 증가하긴 했지만 증가 속도는 정말 정직하게 나의 노력에 비례했다. 열심히 마케팅하면 사용자가 조금 늘었고 내가 잠시라도 멈추면 사용자는 늘지 않았다.
그러다 팀원 한 명이 뽐뿌에 글을 하나 올렸다. "퇴근 후 사이드프로젝트로 이런 서비스를 만들었다, 호텔 가격이 너무 자주 바뀌는 게 불편해서 직접 만들어봤다, 만들면서 이런 일들이 있었다" — 빌딩인퍼블릭처럼 만드는 과정을 그대로 공개하는 글이었다.
https://m.ppomppu1.co.kr/new/bbs_view.php?id=ppomapp&no=9929그런데 이 글이 올라가자마자 폭발적인 관심을 받더니 하루 밤 만에 1,000명 넘는 유저가 동시에 가입했고, 그날 서버가 터졌다. 앱의 특성 상 동시 접속자가 많을 서비스는 아니기도 했고, 이렇게 갑자기 유저가 많아지는 상황에 미리 대비를 못해둔 탓이었다. 그날 밤 팀원들이랑 다 같이 서버 앞에 붙어서 트래픽을 어떻게든 버텨보려고 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우리 팀원이 커뮤니티에 올린 글은 어떻게 그렇게 주목을 받을 수 있었을까?
빌딩인퍼블릭이라는 형식 자체가 통했던 걸까?
사실 정확히는 아니다. 팀원이 쓴 글은 거창한 빌딩인퍼블릭 전략 같은 게 아니라, 그냥 서비스를 만들면서 있었던 일들(개인적인 것까지 포함해서) 을 주저리주저리 적은 글이었다. 형식을 의식하고 쓴 게 아니라 그냥 솔직하게 쓴 글이었다는 게 오히려 핵심이다.
그럼 네이버 블로그나 파워블로거 후기는 왜 효과가 미미했을까?
둘 다 "이 서비스 좋아요"라는 결과만 말하는 글이었다. 반면 뽐뿌 글은 과정을 보여주는 글이었다. 사람들은 완성된 결과보다, 어떤 사람이 뭘 겪으면서 뭘 만들었는지에 더 반응했다.
그래서 트래블와이저는 대성공을 거뒀나?
그건 아니다. 트래블와이저는 결국 접었다. 하지만 이 하루의 기억만큼은 계속 남아 있었다. 서비스는 없어져도 그날 배운 건 없어지지 않았다.
이 강렬했던 경험이 마음 속에 계속 남아 있었다. 서비스를 정제해서 소개하는 글보다, 만들면서 겪은 일을 날것 그대로 풀어놓는 글이 훨씬 세게 통한다는 걸 그날 확실히 배웠다.
그래서 syde.kr에 블로그 게시판을 만들기로 했다.
SYDE의 블로그 게시판은 정보성 글만 올리는 공간으로 제한하지 않고, 사이드프로젝트를 하며 겪은 해프닝이나 노하우, 삽질 같은 것도 같이 쓸 수 있게 하고 싶었다. 사람들이 자기 프로젝트를 만들면서 겪은 일들을 편하게 적을 수 있게 하면, 그 자체가 각자의 프로젝트를 홍보하는 가장 강력한 방법이 될 거라고 봤다. 정제된 소개글이 아니라 트래블와이저 때 그 뽐뿌 글 같은 걸 여기서도 계속 볼 수 있었으면 한다.
지금 쓰고 있는 이 글도 사실 그런 글 중 하나다. 결과가 아니라 과정을, 잘된 것뿐 아니라 결국 접었다는 것까지 그대로 적었다. 누군가에게 이 글이 좋은 인사이트가 되길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