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폭력을 딛고 싱글맘으로 16년을 버텨, 사과 줄기세포 올인원 크림 하나로 호주 스킨케어 브랜드 VIXIN(빅신)을 만든 샤메인 콜드웰
하고 싶은 일을 '언젠가 제대로 해야지' 하면서 계속 부업의 자리에 놓아 둔 적, 있으신가요? 퇴근하고 난 저녁에, 쉬어야 하는 주말에, 아이를 재운 뒤의 밤에 조금씩 키워 온 일이라면 더더욱 그렇죠. 지금 그만뒀다가 잘못되면 어쩌나 싶고, 조금만 더 확실해지면 그때 걸어 보자 싶은 마음이 매번 발목을 잡으니까요. 그렇게 미루다 보면 '언젠가'는 어느새 몇 년이 되고, 또 몇 년이 됩니다.
오늘 이야기의 주인공은 호주 스킨케어 브랜드 빅신(VIXIN) 을 만든 샤메인 콜드웰이에요. 그는 16년 동안 브랜드를 키웠고, 그 시간의 대부분을 부업으로 보냈습니다. 그러다 약 4년 전 올인을 결심했고, 그 뒤로 제품은 3개에서 30개로 늘었어요. 외주로 돌리던 회사는 10명의 팀이 됐고요. 투자자도, 이사회도 없이요.
부업으로 버틴 사람이 어떻게, 왜 어느 날 모든 걸 걸게 됐을까.
그 여정을 여섯 장면으로 따라가 봤습니다.
이야기는 스킨케어와는 거리가 먼 곳에서 출발해요. 샤메인은 원래 화장품 업계 사람이 아니었거든요. 약 30년 동안 호주의 라디오, 잡지, TV 업계에서 기업 고객의 사업을 키우는 일을 했고, 나중에는 라디오 방송국의 영업 디렉터까지 맡았어요. 그런데 빅신의 출발점은 업계 경험이 아니라 자기 피부였습니다. 피부가 매우 예민해서 맞지 않는 제품을 바르면 화상을 입은 것처럼 붉어졌고, 마침 식물 성분과 자연 요법에 관심이 많던 어머니의 영향도 있었다고 해요.
그래서 샤메인은 제형 개발자를 찾아가 물었어요. 왜 올인원 제품은 없냐고요. 돌아온 대답은 꽤 솔직했습니다.
성분을 그렇게 많이 넣고 싶어 하지 않고, 고객이 제품 10개를 따로 사게 만들고 싶어 하기 때문이라는 거였죠.
보통은 여기서 '원래 그런가 보다' 하고 넘어가기 쉬워요. 하지만 샤메인에게 이 대답은 곧 비어 있는 자리로 들렸습니다. 그는 직접 식물 줄기세포, 그중에서도 사과 줄기세포를 공부해서 첫 올인원 제품을 만들었고, 그때 만난 제형 개발자와는 16년이 지난 지금도 함께 일하고 있어요.
내가 겪는 불편에서 멈추지 않고, 그 불편이 왜 해결되지 않았는지 업계의 관행까지 물어본 것. 빅신의 방향은 이 첫 질문에서 정해졌습니다.
이렇게 시작했다고 해서 곧바로 브랜드에 전부를 건 건 아니에요. 샤메인은 라디오 방송국 영업 디렉터 같은 풀타임 일을 하면서, 때로는 일을 두세 개씩 병행하면서, 혼자 아이를 키우며 브랜드를 만들어 갔어요. 돈은 늘 빠듯했고, 고객이 낸 돈이 통장에 들어오자마자 은행이 가져가는 날도 있었다고 해요. 그 힘든 시절의 자신에게 편지 한 통을 썼는데, 지금도 새 노트를 시작할 때마다 그 편지를 첫 장에 옮겨 적는다고 합니다.
인터뷰에서는 이런 질문이 나왔어요. 책임져야 할 가족이 있는 사람에게 '당장 그만두고 올인하라'고 말하는 건 맞지 않는 조언 아니냐고요. 샤메인도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아이가 어렸을 때는 정말 그랬다고요.
그래서 이 이야기는 용감하게 퇴사하라는 이야기가 아니에요. 오랫동안 본업으로 생활을 지탱하면서 브랜드를 지켜 낸 시간, 그리고 그 사이 고객의 반응이라는 증거를 차곡차곡 쌓아 온 시간에 가깝습니다.
부업으로 보낸 16년은 돌아가는 길이 아니라, 올인할 근거를 만든 길이었던 셈이에요.
약 4년 전, 샤메인은 두 번째 직업이라는 안전망에서 내려오기로 했어요. 플랜 B가 있으면 영영 올인하지 못할 것 같았다고 해요. 계기는 두 가지였습니다.
오랫동안 끌고 온 개인적인 매듭이 지어진 것
"당신 덕분에 피부가 달라졌어요" 같은 고객의 메시지가 계속 쌓여 간 것
마음의 준비와 시장의 신호가 같은 시기에 만난 거죠.
올인은 구체적인 행동으로 이어졌습니다. 집을 팔고, 창고 2층에 있던 사무실을 아래로 옮긴 다음 그 자리에 침대를 놓았어요. 주거비와 출퇴근 시간을 한 곳으로 합친 거예요. 용기도 필요했지만, 샤메인이 먼저 한 일은 떨어져도 버틸 수 있도록 고정비를 줄이는 것이었어요.
이 대목에서 떠오르는 말이 있습니다. 샤메인의 어머니가 자주 하던 말인데요.
모든 건 하룻밤 사이에 바뀔 수 있지만, 그 하룻밤까지는 버텨야 한다.
"나는 창고에서 살았다"는 문구가 담긴 인터뷰 영상 (출처: Daily Mentor 유튜브)
올인 이후 빅신이 택한 방식도 눈에 띄어요. 스킨케어는 유행이 빠른 시장입니다. 새 성분이 매년 등장하고, 마케팅이 한쪽으로 몰렸다가 다음 성분으로 넘어가죠. 하지만 빅신은 그 흐름을 따라가지 않고 16년 동안 식물 줄기세포라는 한 가지 축을 지켜 왔어요. 광고에서 '기적'이라는 단어를 쓰지 않고, 필터를 쓰지 않고, 사람 얼굴에는 AI를 쓰지 않는다는 원칙도 세웠습니다.
대신 고객을 가르치는 데 공을 들여요. 매주 이메일로 갱년기 전후에 피부가 어떻게 변하는지, 어떤 성분을 찾아야 하는지, 루틴은 어떻게 바꾸면 좋은지를 쉬운 말로 풀어 주거든요. 팔기 전에 먼저 이해시키는 거예요.
과장이 넘치는 시장에서는 과장하지 않는 것만으로도 차별화가 됩니다.
그런 빅신이 지난 블랙프라이데이에는 20% 할인을 했고, 매출이 4배로 뛰었어요. 평소에는 할인을 하지 않는 브랜드라 더 흥미로운 결과죠. 샤메인이 설명한 핵심은 할인율이 아니라 순서였습니다. 흐름은 대략 이랬어요.
행사를 평소보다 더 일찍 시작하고 더 길게 이어갔어요
가장 좋은 고객에게 가장 먼저 문을 열어 줬어요
큰 세일이 온다는 예고 메일을 미리 보냈어요
세일만 기다리지 않아도 되도록 정기구독으로 연결했어요
세일이 끝난 뒤에도 광고비를 줄이지 않았어요
예고를 하면 사람들이 구매를 미루지 않을까 걱정할 수 있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고 세일 이후 판매도 줄지 않았다고 해요.
할인을 한 번의 이벤트로 끝내지 않고, 고객과의 관계를 설계하는 도구로 쓴 거죠.
빅신은 한때 호주 약국 체인의 매장 150곳에 입점해 있었는데, 그곳에서 철수했어요. 정말 들어가고 싶은 곳은 따로 있었거든요. 드럭스토어 체인 프라이스라인이에요. 그리고 2026년, 빅신은 이곳과 매장 테스트를 시작했습니다.
"그냥 전화했어요"
시작은 "그냥 전화했다"는 말이었지만, 준비 없이 건 전화는 아니었어요. 프라이스라인이 갱년기 전후 여성 시장에 집중하겠다는 기사를 읽었고, 그 고객층은 빅신이 이미 오래 다뤄 온 사람들이었으니까요. 샤메인은 그 연령대 고객들의 리뷰를 읽어 주며 우리는 이미 그 시장에 있다고 말했어요.
그렇다고 어떤 거래든 환영한 건 아니에요. 리테일에는 팔리지 않은 재고를 되사는 조건처럼 온라인에는 없는 비용이 있어서, 상대가 아무리 유명해도 숫자가 맞지 않으면 걸어 나올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참고로 빅신은 현재 호주의 대형 약국 체인 케미스트 웨어하우스(Chemist Warehouse)의 온라인몰에서도 판매되고 있습니다.
내 불편과 업계의 관행이 만나는 곳에 제품이 있어요
부업 기간은 실패가 아니라 증거를 모으는 시간이에요
올인은 용기보다 신호의 문제이고, 올인할 땐 고정비부터 줄여요
할인은 할인율이 아니라 순서로 설계해요
숫자가 맞지 않는 거래는 유명한 곳이라도 거절해요
샤메인 콜드웰 이야기의 전문은 파운시스 뉴스레터에서 볼 수 있어요. 전체 글에는 블랙프라이데이 전략의 구체적인 설계, 상하이까지 날아간 공급망 이야기, 샤메인이 가장 후회하는 한 가지, 그리고 이번 주 내 사업에 던져볼 질문 6가지까지 담겨 있어요.
👉 원문 읽기: 16년을 부업으로 버틴 끝에, 창고에서 수십억대 스킨케어 브랜드를 만든 사업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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