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프로젝트에 AI 기능을 붙여 본 분이라면 한 번쯤 겪는 문제가 있어요. 고객은 월 20달러짜리 ChatGPT·Claude 구독을 기준으로 가격을 봅니다. 그런데 같은 일을 API로 돌리는 우리 원가는 그보다 훨씬 비쌀 수 있죠. 고객은 20달러를 기준으로 보는데 내 원가가 그보다 비싸다면, 값은 어떻게 받아야 할까요?
워드프레스 자동화 SaaS인 StagingPilot을 만들어 Pantheon에 매각한 네이선 타일러가 이 문제를 직접 겪고 있습니다. 그는 롭 월링의 팟캐스트 Startups for the Rest of Us(9월 22일 공개)에서 새로 만드는 두 제품의 가격과 고객 찾기를 꽤 솔직하게 이야기했어요. 조쉬의 뉴스레터에서 정리한 인터뷰 중, 혼자 또는 작은 팀으로 만드는 사람이 바로 써먹을 대목만 추렸습니다.
그의 첫 제품 BlinkMetrics는 작은 회사가 15개 도구에 흩어진 숫자를 한 화면에서 보게 해 주는 대시보드였습니다. 그런데 많은 회사가 여기에 돈을 낼 준비도, 의지도 없었다고 해요. 그의 진단은 한 문장입니다. "그건 충분히 고통스러운 문제가 아니었어요."
그래서 방향을 틀었습니다. 30일 동안 직접 다 만들어 주는 대행형 서비스로 바꾸고, 구축비를 처음에 한 번 받았어요. 여기서 그가 배운 가격 감각이 있습니다. 고객은 월 1,000달러는 내기 싫어하지만, 선불로 1만 달러를 내고 월 100~200달러를 내는 건 받아들였다고 합니다.
다만 이 방식에는 한계가 있었어요. 고객을 찾으려면 통화를 수백 통씩 해야 했거든요. 진행자 롭이 소개한 숫자로는 1분기에 커피챗 104번에서 영업 콜 24번이 나왔습니다. 네이선은 스스로 물었다고 해요. "이 사업을 10배로 키울 길이 있나? 1년에 8,000통을 할 수는 없잖아요."
진행자 롭 월링이 소개한 네이선의 1분기 숫자. (조쉬의 뉴스레터 정리)
그 통화들에서 계속 나온 주제가 웹사이트였습니다. 통화 대여섯 건에서는 상대가 먼저 꺼냈고, 그가 묻기 시작하자 다른 10건에서도 바로 관심을 보였다고 해요. 통화의 10% 정도에서 웹사이트가 핵심 관심사였던 셈입니다.
그렇게 나온 제품이 BlinkPages예요. 워드프레스나 스퀘어스페이스 사이트를 정적 사이트로 옮겨 주고, 고객이 AI에게 말로 시켜서 고치게 하는 서비스입니다. 그는 반응이 완전히 달랐다고 말합니다. "제가 설명을 시작하면 상대가 말을 끊고 제 문장을 대신 끝내요." 첫 제품에서는 한 번도 없던 일이었다고 해요.
그는 스스로 아주 내향적인 개발자라고 말합니다. 그런 그가 통화를 이어 간 규칙은 단순해요. 첫 통화에서는 데모를 하지 않고, 화면도 공유하지 않습니다. 보여 주면 "잘 만들었네요"만 듣게 되니까요. 대신 상대의 일을 궁금해합니다. 그리고 1년 전 첫 제품과 맞지 않았던 사람들에게 새 제품을 보여 주려고 다시 연락했는데, 그중 한 명은 그 통화에서 바로 가입했다고 합니다.
AI 기능을 넣으면 실제 비용이 듭니다. 네이선이 가장 이상하다고 꼽은 건 이 지점이에요. 그의 체감으로는 AI 회사가 API 사용자에게 받는 값이 구독자에게 받는 값보다 10배쯤 높습니다. 월 20달러 구독자는 사실상 200달러어치를 쓰는 셈이라, 그는 고객에게 월 200달러를 받아야 겨우 본전이에요.
그런데 고객의 기준은 20달러에 묶여 있습니다. "나 Claude 구독 있고 이걸로 웹사이트도 고칠 수 있는데, 왜 200달러를 받아요? 바가지네요." 참고로 10배와 200달러는 공식 요금표를 비교한 수치가 아니라 그가 사업하며 체감한 계산이에요. 실제로 얼마나 쓸 수 있는지는 요금제와 사용 방식에 따라 달라집니다.
네이선의 체감 계산. 공식 요금표 비교가 아닌 본인 추산이다. (조쉬의 뉴스레터 정리)
그가 기운 방향은 고객이 이미 쓰는 AI 구독 안에서 자기 서비스를 쓰게 하는 것입니다. 계기는 고객의 한마디였어요. "당신 화면은 쓰고 싶지도 않아요. 제 Claude 계정에 이미 있는 스킬이랑 MCP를 쓰고 싶어요." 그는 "좋아요, 그게 오히려 저한테 더 쉽고 싸요"라고 답했다고 합니다.
고객 입장에서도 이쪽이 낫습니다. 고객의 AI에는 그동안 쌓은 맥락과 스킬, 설정이 다 들어 있으니까요. 웹사이트는 그 AI가 일하러 연결하는 대상이 하나 더 늘어나는 것뿐이에요.
주의할 점이 하나 있습니다. 고객의 구독 계정을 받아서 내 서버가 대신 AI를 호출하는 구조는 안 돼요. Anthropic 공식 문서는 제3자 개발자가 사용자의 구독 자격으로 대신 요청을 보내는 것을 허용하지 않고, 제품을 만드는 개발자는 API 키를 쓰라고 적고 있습니다. 고객의 AI가 내 서비스에 연결해 들어와 일하는 구조여야 해요. 비슷한 구조를 고민한다면 쓰려는 AI 회사의 최신 약관부터 확인하세요.
AI 비용을 누가 내는가. 고객의 AI가 내 서비스에 연결해 들어오는 구조가 B다. (조쉬의 뉴스레터 정리)
BlinkPages의 가격은 두 단계입니다. 사이트 이전은 페이지 수에 따라 499~1,999달러를 한 번 받고 7일 안에 옮겨 줍니다. 그다음이 호스팅 요금인데, 그는 이걸 거꾸로 정했다고 해요. "월 9달러짜리 사업은 하고 싶지 않았거든요." 월 49·99·199달러 요금제를 먼저 두고, 그 값을 하려면 무엇을 만들어야 하는지 거꾸로 생각했습니다.
일회성 이전비 499~1,999달러, 이후 월 49~199달러. 이미지 출처: BlinkPages
같은 가격이 누구에게는 인하이고 누구에게는 인상이라는 점도 짚습니다. 워드프레스 호스팅비에 에이전시 관리비까지 월 500달러쯤 내던 비영리단체는 100달러 정도로 내려가니 그냥 이득이에요. 반대로 1년에 얼마 안 되는 돈만 내던 작은 사이트 주인에게는 가격 인상이죠. 그래서 트래픽이 적은 사이트 여러 개를 한 요금제에 묶는 실험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같은 요금제가 누구에게는 인하, 누구에게는 인상이다. (조쉬의 뉴스레터 정리)
안 팔리면 문제가 충분히 고통스러운지부터 다시 본다
다음 제품의 힌트는 고객이 먼저 꺼내는 이야기에 있다
AI 원가를 혼자 떠안지 말고, 고객의 AI가 내 서비스로 들어오는 길을 연다
가격대를 먼저 정하고, 그 값을 하는 제품을 거꾸로 만든다
인터뷰 전문은 뉴스레터에서 볼 수 있어요. 정적 사이트로 옮기는 이유, OpenAI의 ChatGPT로 로그인 발표와의 연결, 진행자의 솔직한 전망까지 담았습니다.
https://maily.so/josh/posts/32z83pq8on4
조쉬의 뉴스레터는 AI와 함께 일하는 창업가·빌더의 인터뷰를 매주 보내 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