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무언가를 만들기 굉장히 쉽습니다.
내가 결제한 AI만 있으면 기획부터 개발, 배포까지 다 해줍니다.
예전에는 내가 할 수 없는 영역이 있으면 누군가의 도움을 받거나, 직접 하나씩 배워가며 만들어야 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AI 하나만 잘 활용해도 기획부터 디자인, 개발, 배포까지 어느 정도 커버할 수 있는 시대입니다.
하지만, 제가 본 대부분의 프로젝트들은 한 달만 지나도 잊혀져버립니다.
그런데 그렇게 만들어 배포하고, 며칠 뒤 잊어버릴 거라면 사이드 프로젝트가 왜 중요할까요?
예전에는 어떤 기술을 얼마나 잘 사용할 수 있느냐가 큰 경쟁력이었습니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풀스택을 능숙하게 할 수 있는 개발자는 고급 인재였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제가 익숙하지 않은 Kotlin이나 Spring Boot도 AI의 도움을 받으면 어느 정도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쉽게 말해 코드를 짜내는 비용과 시간 자체가 굉장히 줄어들었습니다.
그러면 이제 개발자들에게는 무엇이 중요해질까요?
저는 아래 것들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무엇을 만들어야 하는지 판단하는 능력
우선순위를 효율적으로 나누는 능력
여러 선택지 중 상황에 가장 잘 맞는 것을 선택하는 능력
당장 앞이 아니라 그 이후의 상황까지 바라볼 수 있는 능력
필요하지 않은 것을 과감히 버리는 능력
회사에서 개발하다 보면, 사실 개발자가 모든 것을 다 결정할 수는 없습니다.
기획과 디자인이 나오면 거기에 맞춰서 설계하고, 오류나 개선 사항이 있으면 팀원과 토론합니다.
심지어 막 설립한 스타트업이 아닌 경우에는 이미 사용하는 기술과 아키텍처, 기획이 있고 디자인도 있습니다.
물론 거기서의 고민이 하찮다는 건 아닙니다. 당연히 어렵지만, 대부분은 0부터 시작하는 게 아니라 어느 정도의 발판을 밟고 시작합니다.
하지만 사이드 프로젝트는 다릅니다.
기획부터 내가 결정합니다.
이 기능이 정말 필요할까?
첫 배포는 어디까지 담을까?
어떤 기술들을 사용할까?
어떻게 디자인할까?
데이터 구조는 어떻게 설계할까?
무엇을 통해 배포할까?
심지어 아무도 사용하지 않는 서비스라면, 왜 아무도 사용하지 않는지까지 내가 생각해야 합니다.
물론 굉장히 귀찮고 어려운 작업일 겁니다.
난 그냥 개발자가 되고 싶었는데 기획자, 디자이너, PM, 마케터까지 해야 합니다. 그냥 1급 노예
그런데 이것도 몇 번 반복하다 보면 시야가 넓어집니다.
그렇게 하다 보면 어느 순간 개발자의 시선이 아니라 서비스를 운영하는 사람의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됩니다.
숏폼이나 링크드인 같은 글들을 보면 사이드 프로젝트로 돈을 겁나 번 사람을 볼 수 있을 겁니다.
그래서 나도 한번 해볼까? 하면서 돈을 벌려고 사이드 프로젝트를 시작했을 수도 있습니다.
물론 좋은 취지입니다. 세상은 결국 돈으로 굴러가니까요.
하지만 돈을 벌지 못했다 = 사이드 프로젝트를 실패했다 라는 식으로 접근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사이드 프로젝트를 아무리 AI로 떡칠했다고 해도 그중에서도 배울 게 반드시 있습니다.
저도 최근에 AI를 통한 문서 작업 프로젝트에서 Univer를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Univer를 통해 단순히 엑셀 파일을 읽고 수정하는 수준이 아니라,
브라우저 위에서 스프레드시트 자체를 어떻게 다룰 수 있는지 고민하면서 기존에는 알지 못했던 생태계와 구현 방식도 접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전 거의 매달 하나씩 새로운 프로젝트를 만드는 것 같습니다.
이걸 만드는 데 거창한 이유는 없습니다.
그냥 갑자기 멍때리다 번뜩 생각나서 만들거나, 일상생활에서 불편함을 느끼면 그것에 대한 개선 방안을 만듭니다.
물론 프로젝트가 무사히 운영된 적은 드뭅니다.
제 깃허브 레포에는 내가 원했던 목표치까지 개발한 것보다 하다가 끊긴 프로젝트가 많습니다.
그럼에도 내가 프로젝트를 만드는 이유는 내 머릿속에 하나라도 더 남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면서 저는 프로젝트에서
새로운 아키텍처를 알아보기도 하고,
새로운 언어를 써보기도 하고,
내가 내린 판단이 정말 옳았는지에 대해 돌아보기도 합니다.
이때까지 제가 만든 사이드 프로젝트의 일부입니다.
위 프로젝트들이 모두 완성된 것은 아닙니다. 멈춘 것도 있고, 지금도 개발 중인 것도 있습니다.
그리고 이게 제가 이 시기에 사이드 프로젝트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이유입니다.
AI가 코드를 대신 작성해주는 시대라서 사이드 프로젝트가 의미 없어지는 게 아닙니다.
오히려 반대입니다.
코드를 만드는 비용이 낮아졌기 때문에, 우리는 더 많은 선택을 직접 해볼 수 있게 됐습니다.
무엇을 만들지 정하고, 무엇을 버릴지 결정하고, 실패해보고, 다시 만들어보는 경험.
이제 사이드 프로젝트에서 중요한 건 얼마나 많은 코드를 직접 작성했느냐가 아닐지도 모릅니다.
내가 얼마나 많은 결정을 직접 내려봤느냐가 더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그러니 생각해둔 게 있다면 그냥 한번 만들어봤으면 좋겠습니다.
어차피 망해도 GitHub 레포지토리 하나 늘어나는 게 전부니까요
원문은
https://velog.io/@qtaghdi/AI-%EC%8B%9C%EB%8C%80%EC%97%90-%EC%98%A4%ED%9E%88%EB%A0%A4-%EC%82%AC%EC%9D%B4%EB%93%9C-%ED%94%84%EB%A1%9C%EC%A0%9D%ED%8A%B8%EA%B0%80-%EC%A4%91%EC%9A%94%ED%95%9C-%EC%9D%B4%EC%9C%A0아래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