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layDesk는 이메일을 하나씩 열어보지 않아도 어떤 메일이 중요한 지 파악할 수 있도록, 새로 들어오는 메일들을 자동으로 분석하고 정리해주는 서비스다.
이것을 처음 만들었을때는 개발이 가장 어렵고 나를 힘들게 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물론 당연하게도 개발은 어려웠다. 편리한 AI와 함께한다고 해도 할 것이 너무 많고 이것저것 세팅할 것들이 넘쳐났다.
처음 마주한 플랫폼들과 여러 도구들을 보고 막막하다고 느꼈다.
그래도 어떻게든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되든 안 되든 박치기를 하다 보니 어찌저찌 하나의 서비스를 완성시켰다.
개발 자체는 지식의 영역이기에, AI의 힘을 빌려 어떻게든 할 수 있었다. 하지만 더 어려운 문제가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RD를 실제로 공개하고 나서야 알게 된 게 있다.
제품을 만드는 것보다 사람들이 그 제품을 사용하게 만드는 것이 훨씬 어렵다는 사실을.
사실 제품을 만들기 전에는 막연하게 기대를 했던 것 같다. 내가 제품을 열심히 만들고, 여러 곳에 홍보한다면 좋은 반응이 오지 않을까? 하는 안일한 생각 말이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커뮤니티에 글도 올려보고, 랜딩페이지를 수 없이 수정하고, 여러 방식으로 제품을 알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여기서부터는 개발할 때와 달리 정답이 보이지 않았다.
사람 자체가 들어오지 않으니 판단할 근거조차 미약하여 무엇이 문제인지 알아내기 어려웠다.
처음 만들어본 제품이다 보니 작은 변화에도 크게 흔들렸다.
방문자가 조금 늘어나면 뭔가 잘되고 있다고 생각했고, 며칠 동안 별다른 반응이 없으면 제품 자체에 큰 하자가 있는 것 같이 느껴졌다.
무언가 하나를 수정하고, 반응을 기다렸다. 변화가 없으면 또 다른 것을 수정하고 싶어졌다.
그러다 어느 순간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애초에 충분한 사람들이 사용해보지도 않았는데, 너무 빨리 성공과 실패를 판단하고 있었다.
몇 명에게 제품을 보여주고 반응이 없는 것과 몇 만명에게 보여줬으나 반응이 없는 것은 전혀 다른 결과다.
결국 제품의 성공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서만 사용자가 필요한 게 아니였다.
제대로 실패했다는 것을 확인하기 위해서도 사용자가 필요했다.
처음에는 당연히 RD를 성공시키는 것만 생각했다.
시간도 많이 들였고 단순 개발 연습이 아닌 제대로 만들어본 첫 서비스였기에 가능하면 많은 사람이 사용했으면 좋겠다고 말이다.
물론 지금도 같은 생각이다.
다만 이제는 이 제품 하나가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으려고 한다.
하나의 제품을 직접 기획하고, 만들고, 배포하고 , 처음 보는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여러 개발자들의 제품도 보면서 생각보다 많은 것을 배웠다.
그렇기에, 다음 제품부터는 모든 걸 처음부터 시작할 필요가 없다.
실패해도 상관없다 같은 가벼운 마음가짐은 아니다.
가능한 실험은 충분히 해보고,사람들이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 확신이 선다면 그때 다음 제품에 투자하면 되는 것이다.
한 번도 실패하지 않는 것보다, 한 번의 실패에도 다음 시도를 계속 할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 싶다.
여기까지 읽은 사람들 입장에서는 다소 힘이 빠지겠지만,
이 글에는 아직 성공담도 실패담도 없다.
RD가 앞으로 어떤 결말을 맞이할지는 나도 모른다.
지금도 제품을 개선하고, 홍보하고, 반응을 확인하는 과정에 있다.
하지만 확실한 것 하나는 이번에 제품 하나를 처음부터 끝까지 만들어본 경험 자체는 다음 시도에 남는다는 것이다.
어떤 결말이든 결국에 끝은 찾아올 것이다. 그것이 성공일수도, 실패일수도 있다.
하지만 어떤 결과든 고귀하다고 말하고 싶다.
어려운 길을 선택한 모두에게 좋은 결과가 있기를 바라며 글을 마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