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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료 테스터 7일, 아무도 돈을 내지 않은 이유

유료 테스터 7일, 아무도 돈을 내지 않은 이유

sㄲㄱ· 4일 전· 해프닝·회고

Retry는 "작심삼일은 의지력 문제가 아니라 패턴 문제"라는 생각에서 출발했습니다. 습관을 체크인할 때마다 추리 사건의 단서가 하나씩 열리고, 7일이 지나면 범인과 함께 내 실패 패턴 리포트가 열리는 구조예요. 혼자 기획하고, 개발하고, 사건 콘텐츠는 LLM 파이프라인으로 만들었습니다.


어느 정도 모양이 갖춰졌을 때 가장 무서웠던 건 "지인 피드백"이었습니다. "오, 신기하네요"라는 말은 아무것도 검증해주지 않으니까요. 그래서 테스터 두 분께 각각 10만 원을 드리고 7일 동안 써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조건은 하나였어요. 칭찬보다 불편했던 점을 솔직하게 말해달라는 것.

7일 뒤 마지막 질문은 이거였습니다.

"유료 사건이 나온다면 돈을 내시겠어요?"

두 분 다 "아니오"라고 답했습니다.


■ 무엇을 검증하려 했나

제 가설은 단순했습니다. 습관 트래커는 이미 너무 많다. 그러니 추리 사건을 보상으로 붙이면, 범인이 궁금해서라도 사람들이 매일 체크인하러 올 것이다.

이 가설에서 추리는 습관을 만들기 위한 "미끼"였습니다. 주인공은 트래커였고요.


■ 무엇이 틀렸나

1. 유저는 처음부터 추리를 보러 왔다

첫 화면을 보고 한 분은 "습관보다 추리에 무게가 실린 서비스"라고 느꼈고, 다른 한 분은 웹소설이나 인터랙티브 소설 게임을 떠올렸습니다. 저는 미끼라고 생각했는데, 유저에게는 그게 본론이었던 거죠.


2. 체크인이 몰입을 끊는 브레이크가 됐다

"1목표 = 1단서 = 하루 1회" 규칙이 문제였습니다. 이야기에 빠진 사람일수록 단서를 더 원하는데, 하루에 하나만 열리니 강제로 멈춰야 했습니다. 결국 선택지는 세 가지뿐이었어요. 단서를 받으려고 억지로 목표를 늘리거나, 있는 정보로만 풀거나, 그냥 떠나거나. 한 분은 체크인이 없었다면 오히려 더 많이 했을 거라고 답했습니다.


3. 체크인을 안 해도 범인이 보였다

기본 단서 세 개만으로도 범인을 맞힐 수 있었습니다. 친절하게 붙여둔 (기회)(동기)(흉기) 라벨은 사실상 정답 힌트였고요. 한 분은 승부욕이 생겨서 일부러 추가 단서 없이 풀었다고 했습니다. 단서가 필요 없으니 체크인할 이유도 사라졌습니다.


4. 사건이 하나의 템플릿처럼 반복됐다

배경만 바뀌고 매번 "원한에 의한 교살"이었습니다. 용의자와 피해자의 관계도, 범행 동기("비판당했다", "무시당했다")도 문법처럼 똑같았어요. 한 분은 AI로 만든 사건이라는 걸 바로 알아챘습니다. 지불 의사를 물었을 때 두 분의 이유도 같았습니다. 돈을 낼 만큼 재미있는 사건이 없었다는 것.

그런데 두 분 다 한 문장을 덧붙였습니다.

"정말 몰입할 만한 사건이라면 돈을 낼 수도 있다."


■ 의외의 칭찬, 그리고 반대로 간 이유

혹평 끝에 예상 못 한 말도 있었습니다. 일주일 동안의 기록을 보고 시간대를 바꿔보라고 추천해주는 리포트, 실패를 다시 시도로 이어주는 습관 트래커 기능은 정말 의미 있었다는 평가였어요.

교과서대로라면 칭찬받은 트래커를 남기고 추리를 덜어내는 게 맞습니다. 그런데 저는 반대로 갔습니다.


첫째, 습관 트래커는 레드오션입니다. 리포트가 좋아도 이미 잘 만든 앱이 너무 많고, 테스터 한 분 말처럼 웹에서 기록만 하는 서비스는 3~4일이면 늘어나는 탭에 밀려 잊혀집니다.


둘째, 사람들을 처음 끌어들인 것도, 돈을 낼 수도 있다는 조건도 전부 "사건의 퀄리티"를 가리키고 있었습니다.


추리는 습관 앱에 얹는 부록이 아니었습니다. Retry가 살아남으려면 사건 자체가 돈을 내고 볼 만한 콘텐츠여야 했어요. 그래서 지금은 트래커가 아니라 추리 콘텐츠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템플릿처럼 굴러가던 사건 생성 파이프라인을 처음부터 다시 설계하고, 동기와 수법을 다양하게 만들고, 텍스트만 쏟아내던 화면을 바꾸는 중입니다.


웹도 접었습니다. 테스터 한 분이 짚었듯, 웹에서는 아무리 홈 화면에 추가하라고 안내해도 결국 탭에 밀려 잊혀지더라고요. 그래서 지금은 추리 콘텐츠를 중심에 둔 iOS 앱으로 다시 만들고 있습니다. 알림으로 다음 사건을 놓치지 않게 하고, 텍스트만 쏟아내던 화면 대신 사건에 더 빠져들 수 있는 화면을 만드는 게 목표예요.


지금 개발 중인 iOS 앱 화면


■ 7일 동안 배운 것

10만 원씩 두 번, 20만 원을 내고 산 건 "아니오"라는 대답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아니오" 안에 다음에 뭘 해야 하는지가 다 들어 있었어요. 제가 미끼라고 생각했던 게 사실은 본론이었습니다. 이 글을 읽는 분들의 사이드 프로젝트에도 내가 부록이라고 생각하는 기능이 사실은 유저가 찾아온 이유일지도 모릅니다. 그걸 확인하는 가장 빠른 방법은, 돈을 드리고 솔직한 "아니오"를 듣는 것이었습니다.


https://retry.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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ㄲ
ㄲ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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