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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덱을 쓴다고 전략이 생기는가? — SAME DECK #2

같은 덱을 쓴다고 전략이 생기는가? — SAME DECK #2

mmustardoo· 14시간 전· 해프닝·회고
목차
  • 같은 행동 횟수라도 선택은 달라야 한다
  • 상대도 내가 무엇을 준비하는지 알고 있다
  • SWAP이 남아 있다면
  • 예상하지 못한 상황이 항상 재미있는 것은 아니다
  • 운과 선택 사이에서

목차

  • 같은 행동 횟수라도 선택은 달라야 한다
  • 상대도 내가 무엇을 준비하는지 알고 있다
  • SWAP이 남아 있다면
  • 예상하지 못한 상황이 항상 재미있는 것은 아니다
  • 운과 선택 사이에서

처음에는 공용 덱이라는 규칙만으로도 꽤 재미있는 게임이 나올 것 같았다.

그런데 실제 전투 규칙을 만들다 보니 한 가지가 마음에 걸렸다.

좋은 카드를 뽑았을 때 할 수 있는 일이 상대를 여러 번 공격하는 것뿐이라면, 결국 숫자가 높은 카드를 뽑는 쪽이 유리한 게임이 되지 않을까?

물론 카드 운이 승부에 영향을 주는 것은 자연스럽다. 하지만 운이 좋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다면, 플레이어가 고민할 여지도 줄어든다.

그래서 카드를 뽑은 뒤에 무엇을 할지 결정하는 과정이 재미있었으면 했다.

같은 행동 횟수라도 선택은 달라야 한다

초기 전투 규칙은 공격을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영웅을 움직여 상대를 공격하고, 행동을 반복하면서 고유 능력을 충전하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모든 영웅이 공격에만 집중한다면 결국 어느 영웅으로 더 많은 피해를 줄 수 있는지가 가장 중요한 판단이 될 것 같았다.

그래서 영웅마다 전투에서 맡는 역할을 조금 더 분명하게 나누었다.

Guard는 상대를 공격할 수도 있지만 아군에게 방어막을 부여할 수 있고, Medic은 공격 대신 체력을 회복할 수 있도록 했다. Gunner는 공격에 특화된 영웅으로 남겼다.

이렇게 바꾸니 같은 행동 기회를 얻어도 여러 선택이 가능해졌다.

지금 공격을 집중하면 상대 영웅을 쓰러뜨릴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다음 턴의 공격을 버티기 위해 아군을 보호하는 편이 나을 수도 있다.

당장 체력을 회복할 것인지, 조금 위험하더라도 공격을 이어갈 것인지도 고민해야 한다.

여기에 영웅별 능력 충전까지 고려하면 선택은 더 달라진다.

같은 영웅을 계속 행동시켜 다음 능력을 준비할 수도 있고, 여러 영웅에게 행동을 나누어 당장의 전투 상황을 정리할 수도 있다.

어느 쪽이 항상 정답이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지금 당장 유리한 행동과 다음 상황을 준비하는 행동 사이에서 고민하는 것.

이런 선택들이 쌓여서 전투의 흐름을 만들어갔으면 했다.

상대도 내가 무엇을 준비하는지 알고 있다

SAME DECK에서는 다음 카드의 순서를 제외하면 전투에 필요한 정보 대부분을 서로 확인할 수 있다.

영웅들의 체력은 물론이고, 누가 고유 능력을 사용할 준비가 되었는지도 상대에게 보인다.

내가 Gunner의 공격을 준비하고 있다면 상대도 그 사실을 알고 있다.

그렇다면 상대는 Gunner를 먼저 쓰러뜨리려고 할 수도 있고, 공격을 견딜 수 있도록 아군을 보호할 수도 있다.

나는 또 상대가 그렇게 대응할 가능성을 생각해야 한다.

하지만 상대가 어떤 선택을 할 수 있는지 안다고 해서 실제로 무엇을 할지까지 알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상대가 공격할 거라고 예상해 방어에 행동을 사용했는데, 정작 상대는 다른 영웅의 능력을 준비할 수도 있다.

반대로 공격을 이어갈 거라고 생각했던 상대가 갑자기 회복에 집중할 수도 있다.

이렇게 서로의 행동을 보면서 다음 수를 예상하는 과정이 생긴다.

여기에 다음 카드가 무엇인지 알 수 없다는 점까지 더해진다.

상대가 다음 턴에 충분한 행동 기회를 얻을지, 예상하지 못한 특수 카드가 등장할지는 확실하지 않다.

결국 상대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와 실제로 무엇을 하게 될지는 다른 문제다.

그 차이에서 심리전이 만들어졌으면 했다.

SWAP이 남아 있다면

특히 SWAP은 전투 중의 판단을 조금 이상하게 만드는 카드다.

SWAP이 등장하면 두 플레이어가 조종하는 영웅 진영이 서로 바뀐다. 영웅의 체력과 충전 상태 등은 그대로 유지되고, 조종하는 플레이어만 달라진다.

이 규칙을 생각하다 보니 평소라면 손해일 행동도 경우에 따라 고민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를 들어 Gunner는 다른 아군 영웅을 공격할 수 있다.

보통은 아무 이유 없이 아군을 공격할 필요가 없다.

그런데 공용 덱에 SWAP이 남아 있다면 어떨까?

지금 아군을 공격해 체력을 줄여두었는데 이후 SWAP이 등장한다면, 그 영웅들을 상대가 조종하게 된다.

반대로 SWAP이 등장하지 않으면 내가 내 영웅을 공격한 손해만 남는다.

Medic에게도 비슷한 상황이 있다.

Medic은 평소에는 아군을 회복하고 적을 공격하지만, 충전된 고유 능력은 선택한 대상이 아군인지 적인지에 관계없이 체력을 회복시킨다.

그래서 상대 영웅에게 일부러 회복 능력을 사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당장은 상대에게 도움을 주는 행동이다. 하지만 이후 SWAP이 등장하면 내가 조종하게 될 영웅을 미리 회복시킨 셈이 된다.

물론 이 역시 SWAP이 나오지 않는다면 상대만 도와준 결과가 된다.

이런 행동이 항상 좋은 전략이라는 뜻은 아니다. 오히려 대부분의 상황에서는 무리한 선택일 수도 있다.

하지만 재미있다고 느꼈던 건 이런 고민 자체였다.

SWAP이 나올지도 모른다는 이유로, 지금 손해를 감수할 수 있을까?

카드가 언제 나올지 모르기 때문에 확실한 계산은 어렵다.

그렇다고 SWAP이 남아 있다는 사실을 완전히 무시할 수도 없다.

이처럼 아직 등장하지 않은 카드가 현재의 선택에 영향을 주는 상황을 만들고 싶었다.

모든 행동을 자유롭게 뒤집을 수 있도록 만든 것은 아니다. 초기에는 여러 영웅이 아군을 공격할 수 있었지만, 역할을 정리하면서 아군 공격은 Gunner에게만 남겼다. Medic의 적 대상 회복 역시 충전된 고유 능력을 사용할 때만 가능하다.

이런 제한 속에서 가끔 예상 밖의 선택이 가능하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예상하지 못한 상황이 항상 재미있는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개발을 진행하면서 예상 밖의 상황이 많이 발생한다고 반드시 재미있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도 하게 됐다.

CHAOS 카드는 전투의 흐름을 크게 바꾼다.

하지만 플레이어가 제대로 행동해보기도 전에 전투 상황부터 뒤집힌다면 어떨까?

물론 그것 역시 공용 덱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다만 게임이 시작되자마자 이런 상황이 발생하는 것이 항상 좋은 경험인지는 고민할 필요가 있었다.

그래서 최근에는 양쪽 플레이어가 먼저 영웅을 움직이고 전투를 시작할 기회를 확보하는 방향으로 초반 드로우 규칙을 조정해 시험하고 있다.

무작위성을 없애려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플레이어가 어떤 행동을 선택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다음 상황을 예상하기 시작했을 때 CHAOS 카드가 등장하는 편이 더 흥미로울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REVIVE의 규칙을 조정했던 것도 비슷한 이유였다.

쓰러진 영웅을 부활시키는 효과는 분명 강력해 보인다. 하지만 살아난 영웅이 상대의 다음 공격에 곧바로 쓰러진다면, 실제로는 별다른 선택을 해보지 못할 수도 있다.

그래서 부활한 영웅에게 일시적인 보호막을 부여하도록 변경했다.

부활 자체가 끝이 아니라, 부활 이후에도 전투를 이어갈 기회가 있었으면 했기 때문이다.

이런 조정들이 모두 정답인지는 아직 모른다.

실제로 플레이하면서 재미와 밸런스를 계속 확인해야 하고, 필요하다면 규칙도 다시 바꿀 생각이다.

다만 규칙을 바꿀 때마다 계속 돌아보게 되는 질문은 비슷했다.

이 변화가 플레이어에게 더 재미있는 선택을 만들어주는가?

운과 선택 사이에서

처음에는 하나의 덱을 공유한다는 아이디어가 재미있을 것 같아서 SAME DECK을 만들기 시작했다.

지금도 공용 덱은 게임의 가장 중요한 특징이다.

하지만 게임을 만들면서 단순히 같은 덱을 사용한다는 사실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운 좋게 많은 행동 기회를 얻더라도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고, 불리한 상황에서도 상대의 다음 선택을 예상하며 대응할 여지가 있었으면 한다.

때로는 상대가 내 생각을 읽고 다른 행동을 할 수도 있고,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카드 한 장으로 계획이 틀어질 수도 있다.

그렇더라도 나중에 돌아봤을 때 다른 선택을 해볼 수 있었겠다고 느낄 만한 게임이면 좋겠다.

카드를 잘 뽑아서 이기는 것도 재미있지만, 상대보다 한 수 앞서 생각해서 이기는 순간이 더 재미있었으면 한다.

SAME DECK은 지금도 그런 방향으로 규칙을 다듬고 있다.

  • #1인개발
  • #게임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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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stard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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